유학자 이색李穡이 발문跋文을 쓴 불교 서적
송나라 선종禪宗 승려 대혜종고大慧宗杲(1089~1163)가 이름난 사대부들, 제자들과 주고받은 62편의 편지를 모은 것이다. 편지글이기는 하지만 선사상禪思想의 핵심을 담고 있어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중시되었다.
이 책은 송나라 간행본을 1387년(우왕 13) 고려에서 다시 새긴 것이다. 이때 발문跋文을 새로 썼는데, 글쓴이가 바로 고려 말의 가장 유명한 문신文臣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이다. 이색은 신진사대부들의 존경을 받는 유학자였지만, 많은 승려들과 교류하며 수많은 불교 사업에 깊이 관여하는 등 불교에 호의적이었다. 훗날 조선을 개창하게 되는 급진적 유학자들이 불교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