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중화척-정조가 신하들에게 내려준 자

조선 후기에 정조가 신하들에게 내려준 자이다. 자에는 정조가 직접 지은 시가 은으로 입사되어 있다. 조선 순조 때 한양의 연중행사를 기록한 책인『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의 2월 삭일조(朔日條)를 보면 1796년(정조 20) 2월 초하루에 정조가 공경대부와 가까운 신하들에게 자를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원래는 중국 당(唐)나라의 덕종(德宗) 정원(貞元) 연간에 음력 2월 초하루인 중화절에 대신(大臣)과 척리(戚里)들에게 자를 내려주고, 모든 관료[百官]들은 농서(農書)를 올려 농사에 힘쓰는 뜻을 표했다는 고사(故事)가 있었다. 이를 본받아 정조 임금도 매년 2월 1일을 중화절로 삼았다. 이때 내려준 자는 주로 얼룩무늬가 있는 대나무[斑竹]나 붉게 물들인 나무[紅染木]로 만들었다고 하나, 이 자는 철로 만든 것이다. 중화척은 포백척(布帛尺)보다는 약간 짧다고 한다. 자에는 모두 다섯 개의 눈금(寸)이 그려져 있는데, 한 눈금의 길이는 대략 5cm이다. 자에 새겨져 있는 정조가 지은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제중화척(御製中和尺)>
중화절에 자를 반사하여라
조서가 궁궐로부터 내려가네
북두를 향해라 대궐을 의지하고
기장을 포개라 황종률을 맞추네
한제는 삼척검을 들던 날이요
진군은 백척루에 누운 모습이로다
경들이 오색의 실을 재어다가
내 곤룡포를 깁도록 허락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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