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수어영상] 국경을 넘어선 한국 와전 사랑 - 의사 이우치 이사오
  • 등록일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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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영상] 국경을 넘어선 한국 와전 사랑-의사 이우치 이사오

[수어영상] 국경을 넘어선 한국 와전 사랑-의사 이우치 이사오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구

 

반만년 역사가 빚은 최고의 유물들이 수장되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하나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이 유물에는 더욱 특별한 사연이 있다.

 

국경을 넘어선 한국 와전 사랑 의사 이우치 이사오井內功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윤용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인터뷰>

이 기와의 형상에는 동물과 같은 형상이 되어 있죠? 귀면와라고 많이 불렀는데, 8세기 통일신라(귀면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가치가 높은 기와라고 생각을 합니다.

 

통일신라 시대가 꽃피운 화려한 문화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귀면와. 하지만 이 귀면와는 한국인이 아닌 한 일본인이 기증한 것이다. 이우치 이사오. 일본인 의사였던 그는 취미로 와전 수집을 하면서 일본 와전의 원류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한국 와전 수집과 연구에 몰두했다. 이우치는 연구소까지 만들어 한국 와전을 연구했는데, 1978년에는 『조선와전도보』 일곱 권을 펴내 한국 와전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

 

<김성구 前 국립경주박물관장 인터뷰>

왜 일본 기와를 수집하지 않고 한국 기와를 수집했느냐? 일본 기와보다도 훨씬 더 다양하고 아름답더라. 기와는 중국에서 주나라 때 발생했지만, 고구려를 거쳐서 통일신라 시대 때 우리나라에서 크게 꽃피었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동아시아 와전 문화는 한국의 와전 문화가 가장 최고란 얘기죠. 그래서 이우치 선생도 아마 그런 면에 매료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우치의 큰 결심

 

1987년 오사카, 이우치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평생 모은 한국 와전의 절반을 고국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우치 이사오>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아쉬움을 넘어서 한일 친선과 양국의 학문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는 매우 만족합니다.

 

옛 한국 와전 고향 되찾아 다행

 

이우치가 기증한 문화재는 총 1,082점. 삼국 시대, 통일신라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이르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는 와전이었다.

 

<윤용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인터뷰>

고구려부터 조선까지의 한국 기와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필 수 있도록 골고루 수집하셨어요. 그래서 한국 기와 연구를 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국경을 넘은 기증

큰 변화의 씨앗이 되다

 

이우치의 기증은 평생 와전을 수집하고 기증한 유창종 선생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유창종 유금와당 박물관장 인터뷰(한국 와당 등 1,873점 국립중앙박물관 기증>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와당들을 이렇게 많이 소장할 수 있느냐. 내가 이우치 컬렉션 때문에 기증하는데 기증한 내 유물이 이우치 선생 것보다 너무 형편없다고 평가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감이 생겨서, 적금도 헐어서 추가로 기와들을 부족한 걸 모아서 한꺼번에 기증했어요.

 

이우치가 떠난 뒤 그 아들이 남은 와전을 처분하려 할 때, 이를 알고 인수해 이 박물관을 만든 것이 유창종 선생이다.

 

<유창종 유금와당 박물관장 인터뷰>

바로 이우치 와당 때문에 이 박물관을 또 만든 거예요.

 

이우치 기요시(이우치 선생 아들)

 

협상 끝에 아들 이우치 기요시가 기증하고 유창종 선생이 답례하기로 하면서 2005년 나머지 와전 1,296점도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성구 前 국립경주박물관장 인터뷰>

굉장히 가슴이 뛰었죠. 왜냐하면 특히 현재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고구려 기와 같은 경우는 굉장히 희소하다는 얘기죠. 학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여기고 있거든요. 그런 자료 일부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는 것은 기와를 연구하는 제 입장에서 매우 가슴 뛰는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2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와전 문화를 온전히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 와전기증은 일생의 보람

 

<김성구 前 국립경주박물관장 인터뷰>

외국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 매입해서 또 공부해서 그 일부를 한국에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그 역시 문화재 사랑의 결과고 일제강점기에 넘어갔던 아픔을 지닌 그런 문화유산이지만 기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환수되는 모범적인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평생을 바쳐 사랑하고 마지막에는 고국으로 돌려보낸 이우치의 한국 와전 사랑. 그의 국경을 넘은 와전 사랑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도 기증의 참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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