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09-10-28
- 조회수1866
- 담당부서 전시과
이유원의 친필 편지 모음
러시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소장품 조사 중 발견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은 조선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李裕元:1814~1888) 이 중국 청나라의 실권자 리훙장(李鴻章:1823 ~1901)에게 보낸 친필 편지 모음이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동양예술박물관(The State Museum of Oriental Art)에 소장되어 있음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전주박물관) 이재정 학예연구관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해외 박물관 한국실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월 20일부터 10일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에 파견되어 한국실 개보수 전시 자문 업무를 수행하던 중, 동 박물관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 Irina Eliseeva의 의뢰에 따라 소장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초 중국 유물로 분류되어 있던 이 편지의 실체가 밝혀졌다.
이 편지 모음은 이유원이 1875년 왕세자책봉진주겸주청사(王世子冊封陳奏謙奏請使: 명성황후가 출산한 元子(이후 순종)의 세자책봉을 요청하기 위해 파견된 사신)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리훙장에게 전달한 첫 번째 편지를 시작으로 1875년~80년까지 보낸 9통의 편지로 이루어졌다. 편지 내용은 조선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는 내용, 조선의 병기 제조와 군사 훈련 등 무비자강(武備自强)을 위해 도와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편지와 함께 보낸 선물 목록도 포함되어 있다.
두 사람 간에 주고받은 편지는 총 17통이며 일종의 비밀 외교채널이 되었던 것으로 19세기말 한중관계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이 편지의 내용은 이유원의 문집과 리훙장의 문집, 중국측 관찬 사료 등에 나와 있으나 이유원의 친필 편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유원이 리훙장에게 보낸 세 번째 편지는 문집 등에 그 내용이 실려 있지 않아 편지의 내용 전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원은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1556~1618)의 후손이며, 조선 말기의 중요 정치가일뿐 아니라 학문과 서예에도 능한 인물로 〈가오고략 嘉梧藁略〉·〈귤산문고 橘山文稿〉·〈임하필기 林下筆記〉등 여러 저서를 남겼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그의 저서는 누구의 필적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이번에 발견된 편지가 현재 확인된 이유원의 유일한 필적으로 추측된다.
이 편지가 소장된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은 1918년 10월 개관하였으며, 구소련 내에서 유일하게 동양미술품을 수집, 연구하는 곳이다. 500여점의 한국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이 박물관은 1990년에 한국실을 개설하였으며, 현재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해외 박물관 한국실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한국실 개보수를 진행 중이며, 한-러 수교 20주년이 되는 2010년 9월말 재개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