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미늘쇠

미늘쇠는 길고 네모난 철판 옆면을 도려내 가시 모양으로 만들고, 아래쪽 구멍에 자루를 끼워 사용했던 것입니다. 미늘쇠는 대부분 무덤에서 출토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손으로 들고 의식이나 장례 행렬에 사용했던 제사 도구로 추정됩니다. 가야를 구성했던 여러 정치체에서 미늘쇠가 크게 유행했는데, 그 중 아라가야에서는 가시 모양 대신 철판을 새 모양으로 잘라 붙인 매우 독창적인 것이 제작되어 성행했습니다. 미늘쇠에 달린 새는 반원 모양의 몸통에 둥근 머리가 달렸으며, 부리가 살짝 돌출되어 있는 모습인데, 가운데 철판을 중심으로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마치 나무에 붙어있는 새를 표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새가 배치된 미늘쇠는 아직까지 가야 지역 외에서 출토된 적이 없기 때문에 가야만의 독창적인 유물로 생각됩니다. 한반도에 살았던 고대인들은 새가 영혼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무덤 안에 새 모양 토기를 만들어 부장하기도 하고 전래 문헌에는 장례 시에 새의 깃털을 부장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새가 부착된 미늘쇠 역시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운반하기 위해 무덤에 부장된 것으로 가야인들만의 사후세계관을 알려주는 전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