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대묘
고구려에서는 생활 풍속, 장식무늬, 사신도 등 다양한 주제로 벽화를 그린 돌방무덤〔石室墳〕이 발전했습니다. 벽화무덤은 3세기 중엽부터 7세기 중엽까지 지속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주로 고구려의 옛 수도였던 지안集安과 평양 일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그려지기 시작했으나, 고구려만의 문화로 재창조되어 더욱 발전했습니다. 벽화에는 고구려인들의 생활 모습과 종교, 사상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고구려사는 물론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강서대묘는 널길과 널방이 지상에 있는 무덤으로, 잘 다듬은 대형 화강암을 사용해 벽과 천장고임을 축조했습니다. 무덤 안 돌 벽면에 직접 그림을 그린 벽화의 중심 주제는 상상의 동물인 사신四神입니다.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를 널방 벽면에 가득 차게 그리고, 천장고임에는 연꽃, 비천飛天,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天人, 기린, 봉황을 비롯한 여러 신성한 존재, 인동당초무늬, 산악 등을 그려 넣어 도교 사상과 불교의 내세를 표현했습니다. 천장돌 중앙에는 황룡을 그려 넣었습니다. 기운생동하는 사신과 유려하고 다채롭게 표현된 천장 그림들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절정기 수준을 보여 줍니다. 전시 중인 강서대묘 모사도는 오바 츠네키치[小場恒吉]가 1930년경에 다시 모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