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호장, 향리의 최고위직인 김지원 딸의 묘지명입니다. 아버지의 이름만 새긴 것은 그녀가 미혼으로 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향리의 딸이 미혼인 채로 개경에 묻힌 연유는 알 수 없습니다. 혹 지역 대표로 개경을 오가던 아비를 따라 개경 구경을 왔다가 사망하였으나 경황이 없어 개경에서 장례를 치른 것일 수 있습니다. 여덟 잎 꽃 모양의 묘지명은 어린 딸에 대한 아비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