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
‘화엄경’이라고도 부르는『대방광불화엄경』은『묘법연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입니다. 이 책은 「보현행원품」 의 가장 마지막 부분을 금으로 쓴 것입니다. 「보현행원품」은 선재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찾아다니며 깨달음을 구하는 여정 끝에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나 열 가지 행원(다른 이를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과 실천법)을 듣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선재동자는 여행 중에 보살, 승려, 부자, 장사꾼, 뱃사공 등 여러 선지식을 만났는데, 이 사경에 그려진 그림은 선재동자가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나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오른쪽의 비로자나불과 왼쪽의 보현보살이 설법을 들으러 모인 청중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을 향해 합장하고 있습니다. 그림 뒷면에는 ‘문경文卿’이 그림을 그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사경을 만든 연대와 만든 사람의 정보가 책의 마지막 일곱 줄에 적혀 있습니다. 연대를 적는 첫 줄이 지워져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첫 글자가 ‘至(지)’인 것을 볼 때 ‘지정至正’이라는 연호를 썼던 고려 말(1341~1367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려 말 정1품 벼슬인 삼중대광三重大匡을 지낸 영인군寧仁君 이야선불화李也先不花가 자신의 무병장수와 일가 친족의 평안을 기원하고자 만들었다고 쓰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