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복이 손수 쓴 천자문
이항복이 여섯 살 손자 시중時中(1602~1657)을 위해 쓴 천자문으로, 붓으로 쓴 천자문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책입니다. 해서楷書로 한 글자씩 공들여 쓴 글씨는 골격이 굳세고 획이 날렵합니다. 한자 아래에 한글로 쓴 음과 뜻은 누가 쓴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가장 뒷장에는 손자에게 당부하는 말을 썼습니다.
丁未首夏, 書與孫兒時中. 五十老人, 揮汗忍苦, 毋擲牝以孤是意.
"정미년(1607) 4월에 손자 시중에게 써준다. 오십 먹은 노인이 땀을 닦고 고통을 참으며 쓴 것이니 함부로 다뤄서 이 노인의 뜻을 저버리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