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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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영상] 작은 용기 안에 담긴 아름다움 - 기업가 유상옥
작은 용기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나누다. 옛 여성들의 화장에 푹 빠진 화장품 기업 회장. 작은 용기 안에 담긴 아름다움 기업가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의 창업자 유상옥 회장. 그는 성공신화를 써 내려간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청양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유상옥 회장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신문 보급소를 운영하며 사업에 일찍 눈을 떴다. 대학 상과를 졸업한 뒤 한 제약회사에 입사해 화장품 계열사 CEO가 되기까지 30년간 근무했던 유상옥 회장. 한참 일에만 빠져 살던 무렵 주변 지인의 한마디 조언이 그를 변화시킨다.
<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 인터뷰>
누가 그러더라고요. 너무 따지는 것만 하지 말고 감성을 기르면 좋겠다. 그림 같은 것을 좀 보라고...
그 이후, 그는 틈나는 대로 인사동을 찾아 미술품 공부를 시작했다. 옛 서화에서 시작해 꾸준히 안목을 키우며 수집을 해나가던 유 회장.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유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옛날 여성들이 화장할 때 사용하던 작은 용기들이었다. 당시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던 유상옥 회장은, 그 이후 전통 화장 물품과 여성 생활용품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30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코리아나화장품 창업 후에도 그는 회사 경영과 문화재 수집 모두 열과 성을 다했다. 그가 오래전부터 꼭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인터뷰>
외국에 가면 화장품 회사가 박물관을 가지고 있어요. 그 회사는 아주 좋은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요. 정부에 수집을 더 해야 될 유물이 있으면 기업이 나서서 해줘야지요.
기업의 힘도 국가의 저력도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던 유 회장. 그는 2003년, 한국의 전통 화장 문화를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 박물관을 개관했다.
2003년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개관.
우리나라, 동아시아 여성 문화가 담긴 국내 유일의 화장전문박물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성들의 화장 문화와 생활까지도 엿볼 수 있는 폭넓은 수집품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전시를 열어 우리의 화장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유승희 유상옥 회장 딸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관장 인터뷰>
유물 하나 하나를 다 자식처럼 아끼는 마음이 강하시거든요. 누가 와도 설명해주시는 걸 마다하지 않으세요.
박물관 개관과 여러 전시를 통해 아름다운 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뿌듯한 일인지 깨닫게 된 유상옥 회장.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큰 기쁨을 위한 선택.
2009년, 유상옥 회장은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증 행사에서 1호 기증자로 200점의 유물을 내놓았다. 그가 수집한 7,000점 넘는 유물들 중 청자 분합, 철화 유병 등 명품을 선별한 것이었다.
<유승희 유상옥 회장 딸, 스페이스C 관장 인터뷰>
아버지께서 기증을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와서 보고 우리의 아름다운 화장 문화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니? 그러니 내가 기증을 하고 싶다. 그러셔서 아무도 못 말렸죠.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인터뷰>
나에게 기증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그게 더 즐겁죠. 천 명이 보고서 희열을 느꼈다면 그게 더 사회에 공헌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가 사랑한 유물들은 나의 것에서 우리들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문화재를 사랑하는 방법과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선택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