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인왕제색도
  • 등록일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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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영상 10 인왕제색도 이건희 컬렉션

[이건희 컬렉션] 인왕제색도



<자막>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인왕제색도입니다. 인왕제색, 즉 인왕산의 비 개인 정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한국 조선시대 18세기에 활동했던 화가 겸재 정선이 76세 때 그린 그림입니다.

예로부터 산수화는 상상 속의 이상향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선이 살았던 시대에는 실제 경치를 그린 산수화가 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유행했습니다. 경치 좋은 곳을 다녀와서 추억을 시와 그림으로 남기려고 하는 마음은 같았던 것입니다.

정선은 금강산과 같은 한국의 명승지 산수를 잘 그린 화가였습니다. 실제 산수를 똑같이 그린 것이 아니라 그 특징을 잘 포착해서 더 멋지게 그렸습니다. 그곳에서 느낀 감흥까지도 그림에 담는 솜씨가 남달랐지요.

인왕산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서쪽에 있는 산입니다. 높이 338m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이지요. 정선은 큰 종이 한 장을 그대로 사용해서 웅장한 바위산을 담았습니다.

정선은 왜 인왕산을 이토록 특별하게 그렸을까요?
정선은 인왕산 근처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정선에게 인왕산은 매일같이 바라본 일상의 공간이었습니다.

1751년 7월 하순 장맛비 개인 어느 날, 빗물에 흠뻑 젖은 인왕산이 정선의 눈에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정선은 일상의 자연 속에서 참된 아름다움을 찾아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 속 인왕산 봉우리는 짙은 먹물로 칠해져 있습니다. 빗물을 머금은 바위를 강렬하게 표현한 것이지요. 왼쪽에 솟은 바위는 호랑이가 엎드린 모습의 범바위입니다. 범바위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을 자세히 보시면 줄지어 찍은 점이 보입니다. 바로 인왕산을 두른 한양 성곽의 모습입니다.

그림 속 붓질 하나하나 산의 형세와 바위를 속속들이 포착하고 있습니다. 산 중턱에는 폭포가 보입니다. 인왕산은 메마른 바위산이라 비가 많이 내린 후에야 계곡물이 세차게 흐릅니다. 그러나 이 계곡은 멀리서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지만 정선은 비 온 뒤에 더 아름다운 인왕산의 모습을 특별하게 표현한 것이지요.

인왕산은 여백으로 남긴 물안개 위에 떠 있습니다. 안개에 싸인 솔숲에는 집 한 채가 서 있습니다. 이 집의 마루에 앉으면 인왕산의 전경이 눈에 가득 담길 것 같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일상이 새삼 그리운 요즘입니다. 인왕제색도에 담긴 화가의 마음을 떠올리며, 오늘도 서울을 우뚝하게 지키고 있는 인왕산을 올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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