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2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 그 위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경남 창녕군 비봉리. 이듬해 봄이 되자 수리시설 공사가 시작되었는데요.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고고학 전공자가 흙 속에서 신석기시대 조개무지와 토기 조각들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유적에서 어마어마한 신석기시대 새로운 자료들이 발견될지 말이죠!
발굴이 이루어지면서 수천 년간 잠들어 있던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배가 발견되어 큰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비봉리 유적에서는 모두 두 척의 배가 발견됩니다. 지금은 내륙이지만 당시에는 바다와 인접해 있었던 거죠.
2010년 한차례 더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이때 거의 완전한 형태의 노가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비봉리에서 발견된 배는 200년이나 된 소나무를 반으로 잘라 파낸 통나무 배였습니다.
기원전 6,000년 경의 배로 세계적으로도 오래된 배에 속해요. 이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먼바다로 나간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태풍의 피해 때문에 우연히 찾아내게 된 비봉리 유적.
이 비봉리 유적이 주목받은 이유는 배뿐만이 아니었어요. 똥 화석, 망태기, 멧돼지 그림을 새긴 토기 조각 등 새로운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태풍은 우리에게 큰 아픔을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기적 같은 선물을 주고 간 셈이네요.
신석기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