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의 묘호와 시호를 정하는 일을 기록한 의궤
1681년(숙종 7) 조선 제2대 왕이었던 정종(재위 1399-1400)의 묘호廟號와 시호諡號*, 정종의 비 정안왕후(1355-1412)의 휘호徽號*를 올린 일을 기록한 의궤이다. 묘호란 종묘에 신위를 모실 때 붙이는 이름이다. 정종은 죽었을 당시 묘호를 정하지 않아 명나라에서 받은 시호인 ‘공정왕恭靖王’으로 불렸다. 숙종대 왕실 족보인 『선원록璿源錄』을 정리하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종定宗’이라는 묘호와 ‘의문장무懿文莊武’라는 시호를 올리고 의궤를 만들었다.
제작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어람용 의궤이다. 책의는 봉황과 꽃무늬로 이루어진 초록색 비단으로 만들었다. 5개의 구멍을 뚫고 변철을 덧대 황동 못으로 책을 고정했는데, 그 앞뒤는 국화 모양의 장식으로 마감했다. 제목은 흰색 비단 위에 따로 쓴 뒤 책의에 붙였다. 어람용 의궤의 고급스러운 외형을 확인할 수 있다.
*시호諡號 죽은 뒤 부르는 이름으로, 생전의 행적에 근거하여 지었다.
**휘호徽號 왕후에게 시호와 별도로 존숭의 의미를 담아 올리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