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배 한 척이 넘실거리는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고 있다. 힘을 다해 노를 젓고 있는 뱃사공과 달리 두 선비는 뱃머리에 몸을 기대어 휘몰아치는 풍랑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세상 이치에 통달한 듯 느긋한 모습이다. 좁은 배 위에 놓인 서안과 책, 홍매화 가지를 꽂은 꽃병, 고목에 살포시 앉은 학은 이 장면이 인간의 세계를 초월한 신선들의 뱃놀이임을 암시한다. 58세의 심사정은 자신만의 개성적인 화법으로 거친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고결한 존재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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