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를 베풀어 아귀를 구해냄
감로도는 중생들에게 감로甘露 즉 이슬과 같은 법문을 베풀어 해탈시키는 의식을 그린 불화다. 『우란분경于蘭盆經』에서는 부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目連尊者가 아귀도에서 먹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부처에게 방법을 묻고 그대로 행함으로써 어머니를 구했다고 한다. 감로도는 억울하게 죽은 모든 영혼이 부처의 가르침을 깨달아 다음 생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목적에서 많이 제작되었다.
대부분의 감로도에는 그림의 중간에 음식이 차려진 제단과 법회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그림은 제단을 생략하고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표현된 아귀의 모습을 그렸다. 아랫부분에는 인간의 생애와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 불행한 죽음의 장면, 지옥에서 형벌을 받는 죄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감로도의 의식단을 생략하고 중앙에 아귀를 크게 배치하는 구성은 18세기 중~후반경 전라도 지역의 감로도에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