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강과 산
산과 물이 만나 이룬 대자연의 절경과 그 속에 펼쳐진 삶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그림을 그린 이인문李寅文은 조선 후기 화원 화가로 동년배였던 김홍도(金弘道, 1745-1806?)와 더불어 18세기 화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화면 오른쪽에서 높지 않은 언덕과 산에서 시작하여 사람들이 모여드는 강변을 지나 험준한 산과 절벽, 기암괴석으로 진행되다가 다시 잔잔한 수면과 먼 경치가 등장하며 마무리된다. 여러 자연의 면모를 강약과 농담에 완급을 주며 서로 조화되도록 화면을 구성하였고, 부드러운 피마준과 우모준, 과감한 대부벽준과 절대준 등의 여러 가지 준법을 사용했다. 평온한 수면과 깎아지른 듯한 산, 절벽이 조화를 이룬 장면은 마치 대자연의 순환과 세상사의 부침, 인간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보는 듯하다. 또한,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집과 마을, 시장, 성, 누각, 사찰, 다리, 배, 절벽에 낸 길 등을 세밀한 필치로 그려 장대한 장관 속에 분주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담았다. 실재하는 장소를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그림으로 펼쳐놓은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이상향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