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달밤 풍경

김두량은 도화서 화원으로 영조英祖(재위 1724-1776)가 ‘남리南里’라는 호를 내렸을 정도로 화가로서 명성이 높았다. 이 그림은 달 아래 안개 낀 숲과 계곡을 그린 밤 풍경으로,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적막한 숲 속, 계곡의 세찬 물줄기가 정적을 깨는 심상이 잘 드러나 있다. 이 작품의 구도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나뭇가지는 게의 발톱처럼 날카롭고, 바위 표면은 짙은 먹으로 흑백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이는 조선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까지 유행한 절파浙派 산수화풍의 표현기법이다. 그는 18세기 유행한 붓을 가로로 뉘어 찍어 산의 표면을 표현하는 남종화풍도 구사했다. 이처럼 그는 그림에 따라 화풍을 다르게 하여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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