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가을 숲에서 폭포를 바라보는 선비

기이한 모양의 산 아래 가을 숲이 우거져 있고 그 가운데 한 선비가 바위에 기대어 폭포를 바라보며 물소리를 듣고 있다. 묵정도인墨井道人 오력이 송나라 산수화가 거연巨然의 화풍을 따라 그렸음을 발문跋文에 적어 놓았다. 수묵화 본연의 간결한 묘사와 농담 표현이 어우러져 오력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그림이다.
오력은 명대 말의 화법을 계승하면서도 청대 초기 화단에 영향을 미친 왕시민王時敏(1592~1680)의 문하에서 배웠다. 특히 그는 서양화의 명암법과 투시화법 등을 사용하여 시대를 앞선 작품을 완성하였다. 31세 되던 해에 어머니와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종교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였다. 처음에는 불교를 가까이 했으나
뒤에 서양에서 들어온 가톨릭을 접하여 세례를 받고 51세 때 가톨릭 수사가 되었다. 이후 그는 그림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고 남은 30년 여생을 선교 사업에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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