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홀로 낚시하다
그림 주제인 ‘한강독조寒江獨釣’는 당대唐代 유종원柳宗元(773~819)의 시로 유명하다. 눈 덮인 추운 겨울 강에서 홀로 낚시하는 장면은 은거하는 군자를 의미하고 매우 시적인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한강독조’는 송대부터 그림의 주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원대 문인들 사이에서 은거하는 주제의 그림이 매우 유행하였고 명대까지 활발하게 그려졌다.
이 그림은 전경, 중경, 원경의 3단 구도를 이루고, 전경 중앙에 홀로 낚시하는 인물이 있다. 바위와 나무의 표현이 입체적이고 인물도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강가에 자란 대나무와 활짝 핀 매화도 은거하는 군자의 고고한 품성을 나타내는 듯하다. 화면 상단에는 왕봉원이 지은 시가 적혀 있다. 왕봉원은 글씨로 더 알려졌지만, 이 작품으로 그림에도 매우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명대 서화가인 왕봉원은 금릉金陵(오늘날 난징(南京)) 출신이며, 자는 자신子新, 호는 길산吉山이다. 그의 삶에 대해 자세한 기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