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산수

추운 겨울 국경 지역의 풍경을 나타낸 산수화다. 오른쪽 위에 적힌 “저선樗仙 사시신이 성당盛唐시대에 표현된 시의 정경을 묘사했다”는 글이 있어 그림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를 잘 지었던 사시신은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 사람으로, 명나라 문인화가 심주沈周의 화법을 배웠으며 산수화를 잘 그렸다. 채색이 곱고 먹으로 선을 부드럽게 표현하면서도 기교적이고 장식적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강, 호수, 바다 등 물 그림에 뛰어났으며, 병풍과 큰 화폭의 그림을 자유자재로 그렸다.
이 그림은 화면을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었는데 맨 앞에는 ‘S’자형 길이 있고, 저 멀리 만리장성의 관문인 안문관雁門關과 높은 산을 표현하였다. 두 명의 여행객이 노새를 타고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올라가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한 사람이 나무단을 어깨에 메고 내려온다. 산과 바위는 윤곽을 먼저 선으로 그리고 먹의 농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높은 산과 바위의 선명함을 표현하였다. 잎이 다 떨어진 여러 그루의 나무 사이로 푸름을 간직한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솟아 있어 황량하고 쓸쓸한 겨울풍경이 세삼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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