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난정에서 열린 문인들의 모임

이 작품은 353년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 307-365)와 문인들이 난정蘭亭[현재의 저장성(浙江省) 사오싱(紹興)]에 모여 계제사禊祭祀*를 올리고,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돌리며 시를 짓는 놀이를 했다는 난정수계고사를 그린 것이다.
난정 좌측에 물길을 따라 간격을 두고 떠내려 오는 술잔들 주변으로 32명의 문인들과 9명의 시동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술잔을 건지고 종이를 준비하느라 부산한 시동들 사이로, 절경을 감상하며 시상에 몰두하는 사람, 벗들과 이야기하는 사람, 다 지은 시를 자랑스럽게 낭송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시간을 놓쳐 벌주를 받아든 사람도 있다. 이 모든 장면을 정자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이가 바로 주인공 왕희지이다. 정치와 관직에서 벗어나 풍류를 즐기는 이상적 삶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
작가 성무엽은 명나라 말기의 직업화가로 호는 염암念庵, 연암硏庵이다. 쌓아 올린 듯한 산세를 표현한 산수화를 잘 그렸으며 에도시대 일본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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