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경천사십층석탑

고려 충목왕 4년(1348)에 대리석을 다듬어 세운 석탑입니다(국보 제86호). 원래 세워진 곳은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직선거리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개성의 경천사敬天寺라는 절이었습니다. 경천사는 고려 왕실의 기일忌日에 추모제를 지냈던 곳으로 왕실의 왕래가 잦았던 사찰입니다.
이 탑은 1층 탑신 이맛돌에 탑을 세운 연대와 후원한 사람 그리고 탑을 만든 배경을 알려 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중국 원나라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 후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경천사 십층석탑은 마치 나무로 만든 건축물처럼 재현되었으며, 층마다 불보살의 모습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석탑의 아래층 평면은 사면이 돌출되어 원나라에서 유행한 몽골・티베트계 불탑과 모양이 비슷한 점이 특징적입니다. 반면 4층부터 10층까지의 평면은 정사각형으로 전통적인 석탑 형태입니다. 이 같은 구성은 중국에서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당시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양식을 참고로 고려에서 창안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약 120년 뒤 조선 왕실에서 재질과 모양이 비슷한 석탑을 원각사圓覺寺에 세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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