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식
- 중앙박물관
- 작성일 2012-03-12
- 조회수 5111
- 담당자 박혜원 ()
서화관 불교회화실 전면 교체전시
“복을 비는 마음-삼성각三聖閣의 불화”
○ 전시기간: 2012. 3. 6(화) ~ 2012. 8. 26(일)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화실
○ 전시작품 : ‘칠성도’ 등 16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2012년 3월 6일 ‘복을 비는 마음-삼성각三聖閣의 불화’라는 주제로 서화관 불교회화실을 전면 교체 전시하였다.
본래 불교는 스스로의 힘으로 수행 정진하고 이를 통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반면에 넓은 포용력으로 각종 토착신앙을 받아들여 불교의 세계를 넓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태와 사정에 맞게 가르침을 설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우리 나라 각지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성각과 그 안에 모셔진 칠성도七星圖, 독성도獨聖圖, 산신도山神圖는 불교가 우리 나라에서 토착화되면서 민간 신앙을 반영하게 된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주로 절 뒤편에 작은 전각을 마련하여, 나누어 봉안할 경우 칠성각七星閣, 독성각獨聖閣, 산신각山神閣 등으로, 모두를 봉안할 경우 삼성각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교체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칠성도, 독성도, 산신도를 중심으로 하여 삼성각의 불화와 그 의미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전시는 복숭아와 석류 무늬로 가장자리를 화사하게 장식한 <칠성도>(1873)로 시작한다. 칠성도는 북극성을 상징하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와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여래七星如來 등을 그린 것으로, 불교와 별자리 신앙의 결합을 보여준다. 특히 이 칠성도는 같은 별자리를 상징하는 불교와 도교의 존격이 서로 상응하는 구도로 그려져 눈길을 끄는데, 상단에서는 치성광여래가 칠성여래를 거느리고 하단에서는 자미대제紫微大帝가 칠원성군七元星君을 거느려, 불교와 도교의 세계를 한 화면에 담고 있다.
한편 독성은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불교의 성자 가운데 하나로 흔히 나반존자那畔尊者라고도 불리며, 16나한 중의 하나인 빈두로존자賓頭盧尊者로도 알려져 있다. 독성은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세간에 머물며 중생에게 복을 주는 존재이다. 성격이 까다로우나 신통력이 크고 소원을 신속히 성취해 준다고 믿어져 중요한 기복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다섯 점의 독성도 중 가장 첫머리에 전시된 <독성도>는 1878년 제작된 것인데, 당시 만 서른아홉 살이었던 1839년생 동갑내기 부부가 아들 낳기를 기원하며 시주한 것이어서, 이들 부부의 간절한 소망을 엿볼 수 있음과 동시에 독성 신앙의 성격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신도는 전통적인 산신 신앙이 불교와 결합하여 불화로서 그려진 것이다. 우리 나라는 예부터 산악을 숭배하는 전통이 강하여 주요 명산에 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고, 산신 혹은 산신령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에서 신앙되기도 하였다. 불교에서도 화엄경의 신중 가운데 주산신主山神이 있어 산신에 대한 관념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산신도는 신령한 노인이 호랑이를 거느린, 민간신앙적인 산신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해학적인 분위기를 가진 민화풍의 호랑이와 시중드는 동자를 거느린 산신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칠성, 독성, 산신은 불교 본래의 부처나 보살보다 위계가 낮아 전각도 작고 불화도 비교적 간소하게 그려지만, 대중에게는 수명장수壽命長壽, 득남得男, 재복財福, 소원성취所願成就 등 현실적인 기원을 들어 주는 친근한 존재였다. 이러한 신앙은 비단 과거의 것만은 아니다. 지금도 사찰에 가면 칠성, 독성, 산신을 모시는 전각이 있고 그 앞에서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형인 신앙의 대상으로서 삼성각의 불화는 한국 불교의 민간신앙 포용 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한 기복의 마음, 즉 행복을 바라는 인간의 소박한 소망이 불교신앙을 통해 표출된 흥미로운 불화이다.
<대표작품 설명은 붙임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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