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식
- 중앙박물관
- 작성일 2016-09-09
- 조회수 2253
- 담당자 아시아부 김영미 (02-2077-9559)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성황리에 마쳐
- 기존의 전시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보여준 전시,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 최초의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준 전시 ,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신안해저선 발굴 40주년 기념 특별전‘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16.7.26.∼9.4.)과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16.07.5.∼9.4.)를 성황리에 마쳤다.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내 것들’전시의 총 관람객은 62,568명으로 일일 평균 1,564명이 관람하였다. 전시 마지막 날에는 전시기간 중 가장 많은 4,240명이 다녀갔다. 이번 특별전은 신안해저선에서 건져 올린 전체 2만 4천여 점(동전 28톤 제외)의 문화재 중 20,303점(동전 1톤)의 문화재를 최초로 공개하였다. 지금까지 신안해저선에서 발굴된 문화재들을 여러 차례 전시해 왔지만, 주로 품목별로 대표성이 있는 것들만을 골라서 공개했기 때문에 1,000여점 안팎이었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전시기간 내내 휴관일 없이 운영하였다.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하루 5차례씩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자원봉사자 및 도슨트들이 전시해설을 진행했다. 전시 기간 중에 열린 국제학술대회(16.09.02)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의 8명의 관련 학자들의 발표가 있었다. 지난 40년간 축적된 관련 연구 성과를 접목시켜 신안해저문화재를 새롭게 해석해 낸 학술대회였다.
학술대회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이슈가 제기되었다. 첫째는 이전의 주장인 동남아시아산 자단목, 향신료, 고려청자 등을 근거로 주장되었던 신안선의 타 지역 경유설보다는 닝보가 첫 출발지였다는 설을 제기하여 향후 신안선의 항로 연구에 새로운 발화점이 되었다. 두 번째는 신안선에 실렸던 11~12세기에 해당하는 칠기, 도자기, 동경 등은 당시 중국 항주 미술품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되었으며 신안선에 실렸던 다양한 화물의 종류로 보아 사찰 승려, 무사 계급 등 소비자층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설을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많은 일본의 학자들은 신안선에 실린 고려청자에 대해 가라모노(唐物)의 일종으로 보고 있지만 항저우, 닝보 등 유적에서 출토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과 일본은 이미 고려청자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하고 있어 그들의 안목으로 고려청자를 선적했다는 것이다. 향후 고려청자의 대외 수출과 관련한 연구가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신안해저선에는 그 간에 주목받지 못했던 남송대 칠기의 가치를 밝혀냈다. 11~12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고가품의 남송대 칠기 <공작‧꽃무늬 장식판>과 <흑칠완>은 동아시아 칠공예사 상 아주 중요한 작품으로 추정하였다.
전시가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은 이유는 기존 명품 위주의 전시 틀을 과감히 벗어나 신안해저문화재를 거의 모두 공개한 점이다. 1323년 중국 절강성 영파를 떠나 일본 하카타로 가다가 신안 앞 바다에서 침몰한 거대한 배에는 도자기와 금속기, 자단목, 동전, 향신료 등 다양한 불교용품과 생활용품이 실려 있었다. 침몰한 지 652년 만에 발견된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우리 나라 수중발굴의 효시가 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무역품과 도자기의 포장 방법, 2,000개가 넘는 작은 도기들과 1,000점이 넘는 고급 자단목, 중국 여러 지역의 가마에서 생산된 청자 들을 비교 전시함으로써 도자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중국 도자기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특별전을 계기로 신안해저선에 대한 국내외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관심은 전시 기간 중에 절판된 특별전 도록 판매를 통해서도 짐작된다.
특별전은 비록 전시규모가 서울전시에 비해 축소되지만 국립광주박물관에서도 개최(16.10.25∼17.01.15.)한다.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타임캡슐처럼 650여 년 만에 나타난 신안해저선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향후 신안문화재에 대한 연구의 촉매제가 되었으며, 나아가 14세기 한중일 교류사 연구사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내 최초로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특별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도 9월 4일자로 종료하였다. 7월 5일부터 두 달간 개최된 전시에는 모두 144,961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여 일일평균 2,684명을 기록하였다. 이는 역대 특별전 사상 가장 높은 수치이다.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황금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틸리야 테페’의 황금 문화유산이었다. 왕으로 생각되는 남성 무덤을 가운데에 두고 주위를 둘러싼 5명의 여성 무덤에서는 화려한 금관을 비롯하여 세밀하고 정교한 금제 장식들이 발굴되었다.
6호 무덤에서는 금관이 발견되었는데 여성의 머리에 쓰여진 상태로 발굴되었다. 이 금관은 신라 서봉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같이 ‘새’를 장식하고 있다. 서봉총 금관은 새가 앉아 있지만 6호 무덤의 금관은 두 마리의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마주보고 있다. 화려함을 더하는 달개는 꽃잎에 하나씩 매달려 있는데 신라 금관의 달개와 같았다. 6호 무덤에서 발견된 금관의 가장 큰 특징은 ‘조립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발굴한 사리아니디는 금관을 잠시 잃어버린 것을 보고서에 기록해 두었는데, 금관을 수습한 뒤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한참을 찾게 된다. 그는 금관이 조립된 상태로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큰 상자에 담겨있으리라 생각하였지만, 이 금관은 띠 위에 나무를 형상화한 다섯 개의 장식들이 하나하나 분리되게 되는 것이었다. 당연히 수습할 때도 분리하여 담아두어 생각보다 작은 상자에 들어가 있어 찾지를 못하였던 것이다. 사리아니디가 다시 금관을 찾았을 때, 분리되어 있는 금관을 보고 소유자는 분명히 초원을 이동하며 살아가던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조립형 금관을 만들어 낸 것임을 확신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헬레니즘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아이 하눔(Ai Khanum) 유적과 현장이 방문하였던 카피시국의 수도이자 국제적 도시인 베그람(Begram)에서 출토된 문화유산 등도 아프가니스탄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특히 2006년부터 시작된 세계 순회전의 하나인 이번 전시는 인류 공영의 자산인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재를 지켜온 과정을 함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제 막 재건된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에 걸린 ‘그 문화가 살아있어야 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수막 또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올해는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의 순회전시 10주년의 해이다. 2006년 프랑스 기메박물관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을 거쳐 한국은 12번째 개최 국가가 되었다. 특히 한국 전시에서는 유네스코 아프가니스탄지부의 특별사진전 “아프가니스탄의 자부심<The Afghanistan we are proud of>”이 함께 선보여 아프가니스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특별전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어져 9월 27일부터 11일 27일까지 진행된다. 머나먼 이국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가 어떤 모습으로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선보이게 될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다음 특별전시는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2016.10.5.~11.23)과 ‘이집트 보물전’(2016.12.20.~2017.4.9.)을 개최한다.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특별전은 도시화에 따른 미술과 미술환경의 변화양상을 조명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이집트 보물전’은 고대 이집트와 관련된 신앙, 신화, 제의를 살펴 볼 수 있는 전시로 꾸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