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근대를 살아낸 화가, 채용신 - 국립전주박물관 전북에서 활동한 채용신의 회화 세계 조명 -
  • 등록일2025-01-07
  • 조회수120
  • 담당부서

근대를 살아낸 화가, 채용신

- 국립전주박물관 전북에서 활동한 채용신의 회화 세계 조명 -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2024년 12월 20일(금)부터 상설전시관에서 주제전시‘채용신과 근대’를 진행한다. 채용신蔡龍臣(1850~1941)은 고종 어진을 그리며 초상화가로 명망을 높였다. 20세기 초 고향으로 돌아와 전북 지역에서 초상화를 비롯해 화조영모화, 산수화, 고사인물화 등 다양한 그림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의 채용신 학술 총서 발간 및 학술 콜로키움의 결과를 바탕으로 20세기 전반 전북 지역에서 활동한 채용신의 다양한 회화 세계를 조명한다. 


신소장품 최초 공개 

 이번 전시에서는 박물관이 2023년에 구입한 신소장품 5건을 최초로 선보인다. 그중 <정몽주순절도鄭夢周殉節圖>(도1)는 고려 말 충신인 정몽주(1338-1392)의 죽음을 그린 역사고사 인물화이다. 정몽주가 조영규의 철퇴를 맞고 선죽교 위에 쓰려져 피를 흘리는 장면이 묘사되었는데 생생한 인물 표현, 건물과 나무의 채색 등에서 채용신의 화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한밤중의 호랑이와 다람쥐를 그린 이색적인 <영모도>(도2)는 채용신이 1906년 정산군수직에서 물러나 김제 일대에서 그림을 그렸던 시기의 작품으로 그의 초기 영모화풍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림 상단에는 전북의 선비인 이정직李定稷(1841-1910)이 쓴 글이 있는데 이를 통해 채용신과 이정직, 이정직의 제자이자 그림이 제작된 호문당의 주인인 송기면宋基冕(1882~1956) 3인의 관계를 알 수 있어 흥미롭다.


채용신, 전북에서 근대적 공방을 운영하다. 

 고향에 돌아온 채용신은 익산에서 금마산방(1906-1923)을, 1926년 이후 정읍에서 채석강도화소를 운영하며 주문에 응하는 그림을 그렸다. 꽃나무와 암석을 배경으로 한 쌍의 새를 그린 <화조화10폭병풍>(1914)은 화려한 진채와 구성, 규모에 있어 궁중화조화의 영향을 보여준다. 채용신은 부부 금슬이나 화합 등 상서롭고 좋은 의미를 갖는 화조영모화를 공방에서 반복해 제작했으며 주문자의 요구에 맞게 소재와 배경을 변형했다. <화조영모화8폭병풍>(도3)은 사실적이면서도 독특한 동물 표현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미젖을 빨고 있는 강아지, 풀꽃을 뜯어먹는 토끼, 작은 벌레를 바라보는 공작 한 쌍 등은 채용신이 구상한 독특한 도상이다. 


 1928년에 그린 <정자관을 쓴 선비 초상>(도4)은 주인공 얼굴 표현에서 근대 사진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은 인물 뒤에 산수병풍을 넣어 하단에 깔린 화문석과 함께 공간감을 구현했다. 후에 쓰기 위해 비워둔 사각 제목란, 족자 뒤쪽 배접지의 낙관, 상단과 좌우에 비단을 붙이는 대신 문양을 그려서 표현한 점 등은 채용신의 후기 초상화의 제작 양상을 잘 보여준다.


 국립전주박물관은 ‘다시 찾는 박물관’을 만들고자 정기적으로 상설전시실의 전시품을 교체하고 있다. 새로운 소장품을 조사·연구하고 전시와 발간물을 통해 그 결과를 선보여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새로운 정보뿐만 아니라 영감을 얻고 일상에서 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 2025년 새해, 채용신이란 화가가 20세기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공방을 차려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다양한 그림을 제작했던 모습을 살펴보고 그의 새로운 시도를 즐겁게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출처표시
국립중앙박물관이(가) 창작한 [국립전주박물관] 근대를 살아낸 화가, 채용신 - 국립전주박물관 전북에서 활동한 채용신의 회화 세계 조명 - 저작물은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