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수어영상] 옛 서적으로 전한 큰 뜻 - 교육사업가 송성문
  • 등록일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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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영상] 옛 서적으로 전한 큰 뜻 - 교육사업가 송성문

[수어영상] 옛 서적으로 전한 큰 뜻 - 교육사업가 송성문

1967년 첫 출간 후 천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한 성문 영어. 성문 영어 시리즈로 모은 전 재산을 옛 서적 수집에 쏟아부은 사람.
옛 서적으로 전한 큰 뜻. 교육사업가 송성문.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혜전 송성문 선생. 그는 6.25 전쟁 당시 미군 통역 장교로 복무한 뒤 제대 후 영어 교사가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대로 된 참고서가 절실했던 그는 직접 수집한 영어 예문들을 담은 『성문 종합 영어』를 출판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평소 누구보다 검소했던 그는 번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

 

<송철 송성문 선생 아들 인터뷰>
아버지께선 돈 쓰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셨죠. 버는 것도 그렇고요. 번 돈을 좋은 곳에 써야된다고 항상 생각하셨습니다.

 

옛 서적 수집의 사명을 깨닫다.

 

그의 사명감을 일깨운 계기는, 1960년대 어느 날이었다. 옛 서적들이 제지 공장으로 실려가 재활용되는 모습을 본 송성문은 큰 충격을 받았다.

 

<송철 송성문 선생 아들 인터뷰>
고서적들이 멸실되기 때문에 빨리 모아놔야 된다고 하셨어요. 지금 하지 않으면 없어진다는 거예요.

 

송성문 선생은 전문가들의 감정을 받아가며 사라져가던 옛 서적들은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모은 고서적이 『몽산화상법어약록』등 100여 점에 이른다. 발굴해서 수집하는 한편으로는 국가등록도 병행해 나갔다. 그 결과 4점이 국보로 22점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송철 송성문 선생 아들 인터뷰>
한 달마다 꼭 다 꺼내서 바람 맞히고 손 기름으로 닦아야 좋다고 손으로 닦으셨어요. 저희에게 늘 ‘이게 뭔지 아냐’하고 물으셨어요. 아버님이 기분 좋으셔서...

 

그런 송성문 선생에게는 오랜 시간 품어왔던 일생의 목표가 있었다. 바로 기증이었다.

 

<송철 송성문 선생 아들 인터뷰>
애초부터 이건 기증한다고 누누이 말씀해오셨어요. 이건 대한민국 것이지 우리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기증하다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화해 기증 의사를 밝힌 송성문은 나흘 뒤 수집해 온 고서적들을 모두 내주었다. 사상 최대의 기증이었다. 그의 기증에는 한 점의 남김도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
국보 4점. 보물 22점. 총 101점 기증
이는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1년 예산으로도 겨우 두어 점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귀한 것들이었다.

 

<장상훈 국립진주박물관장 인터뷰>
기증하신 국가 지정 문화재의 수만 봐도 기존에 저희가 가지고 있었던 것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량이었습니다. 정말 엄청난 수량의 인쇄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주신 것이죠. 이 기증문화재만 해도 우리나라의 고인쇄사를 다 일별할 수 있는 그런 엄청난 문화재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증행사에도,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되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송철 송성문 선생 아들 인터뷰>
나라에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고 실행에 옮긴 것 뿐이니, 나는 간다! 하고 (미국으로) 가셨습니다.

 

일평생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며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귀한 문화재들을 수집해 보존하면서 그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혜전 송성문 선생. 그에게 문화재는 공공의 자산이었고 모두의 유산이었다. 그런 그가 귀한 보물들과 함께 이 땅에 남기고 싶었던 것은 이런 ‘기증’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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