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NATIONAL MUSEUM OF KOREA

Painting of King Taejo’s Worshiping Bodhisattva

옻칠한 목판 앞뒷면에 금니로 보살상을 그린 독특한 형식의 불화이다. 아래쪽에 2개의 촉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어딘가에 꽂아 봉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두 촉 사이에 1307년 8월 노영이라는 화사가 그렸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지금 보는 화면의 오른쪽 위에 여러 권속을 거느리고 등장하는 담무갈보살이 묘사되어 있다. 그 왼쪽에는 험준한 산봉우리를 첩첩이 그렸고, 봉우리 사이 절벽 위에 엎드려 절을 하는 사람이 보인다. 옆에 작은 글자로 ‘태조’라고 쓴 것으로 보아 고려 태조 왕건임을 알 수 있다. 금강산 정양사 창건설화에 태조가 금강산에 올라 담무갈보살에게 절을 올리며 후삼국 통일의 완성을 기원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바로 이 장면을 그린 것이다. 태조는 후손에게 남긴 유언 <훈요 10조>에서 “우리 국가의 대업, 즉 후삼국 통일은 여러 부처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불교를 깊이 숭상한 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