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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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10_김홍도 풍속도첩
초대손님 : 정현종 시인
소개유물 : 김홍도 풍속도첩
설명자 : 오다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자막및 음성>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10
안녕하세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한 초대, 열 번째 시간을 맡게 된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 오다연입니다.
오늘의 초대 손님의 시인 정현종 선생님이십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단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섬이라는 시와 방문객이라는
시 등 선생님의 시는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읊고 들어봤을 겁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박물관은 자주 오시는 편이세요? 매일 옵니다.
아침 먹고 산책, 걸어 다니느라 오고 저녁 먹고 또 한 번 옵니다.
하루에 두 번씩 옵니다. 선생님께서 특히 김홍도의 그림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드시는 거에요? 다 잘 그렸잖아요.
네, 맞아요
이런 천재가 어디 있나!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선생님, 마침 지금 명품실에서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럼 그림을 보러 한 번 가보실까요? 좋습니다.
여기에서 현재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 7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단원의 풍속도는 대단히 역동적인 그리고 정확한 그런 순간적인 포착 이런 것이 대단히 능한 화가 같아요.
마치 지금 사진을 찍은 것처럼 한 순간을 잘 담아 냈는데 간단하고 힘 있는 필선으로 세세한 것은 생략하고 이렇게 그렸다는 것이 놀랍지요.
여기 활쏘기를 보시면 특히 각자가 어떤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네요. 그 주변에 각자
의 일에 있는 사람들은 몰두해 있어서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저 교관에게서 자세 교정을
받고 있는 사람은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배우는 사람이니까, 잘못하니까 저럴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참 김홍도는 짧은 선과 점으로 눈, 코, 입을 그렸는데 거기에서도 그런 표정이 다 두드러진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요. 어떻게 저렇게 실감나게 문자 그대로 실감나게 그렸을까 그게 놀라워요. 보통 사람들의 삶,
소탈한 면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소탈한 일상미라든지 그런 것들이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씨름’이라는 그림에서 무척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선생님, 이 씨름은 저 앞에 대형 화면에서 한 번 보시면서 함께 조금 더 깊게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그림을 이렇게 크게 보니까 조금 더 다른 느낌인데요.
저희가 명품실 영상실에서 영상이나 이렇게 그림을 세부적인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요.
이 원형 구도를 잘 살려서 김홍도는 바깥쪽의 구경꾼들의 모습을 그렸고 안에 집중적으로 두 명의 씨름
꾼을 그렸어요. 마치 보는 사람이 같이 씨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요. 우리도 저 중의 하나로 있는 것 같이 그런 실감이 나지요. 엿장수도 재밌잖아요.
나는 이 중에서 나보고 하라고 하면 엿장수를 하면 어떨까? (하하)
엿장수가 오늘은 좀 많이 팔았는지 빙그레 웃고 있는데. 엿장수만 씨름을 안 보고 바깥쪽을 바라보고있네요.
글쎄. 저 사람은 엿 팔러 왔기 때문에 씨름을 보러 온 것이 아니고요.
그래서 역동적인 이 씨름꾼과 너무 상관없는 엿장수의 모습이 더 그림의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만일 저 엿장수가 없었으면 이런 효과가 안나지요. 도석 인물화를 좋아해요.
이런 풍속화의 생생함과 도석 인물들의 품격이 다 잘 어우려져서 각 장르마다 특징들을 잘 담아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오늘 단원 김홍도와 그가 그린 풍속도첩을 함께 봤는데요. 오늘 저와 함께 한 시간 어떠셨어요?
물론 즐거웠지요. 공부가 되었고요. 단원 그림이 워낙 좋으니까요. 자꾸 봐도 또 좋고 싫증이 안나는 그림이기 때문에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그림과 글씨는 이렇게 계속 보고 또 보면 그 안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직접 보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선생님의 방문객이라는 시를 조금 변용하면 ‘박물관에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네요.
오늘 함께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네, 즐거웠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그 열한 번째 영상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