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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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07_단원풍속도첩, 무동
초대손님 : 손혜리 한예종 교수/ 함춘호 서울신학대 교수, 기타리스트
소개유물 : 단원풍속도첩, 무동
설명자 : 이재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자막및 음성>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07
안녕하세요.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한 초대 일곱 번째 시간을 진행하게 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이재호 입니다.
일곱 번째 특별한 초대는 손혜리 교수님 그리고 함춘호 교수님을 모시고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을 함께 감상하고자 합니다. 서울신학대학교 함춘호 교수님, 여러분 잘 아시는 기타리스트이시죠? 장르를 넘나들어 정말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세션을 이뤄 오셨습니다. 손혜리 교수님께서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님으로 재직하고 계시고요. 공연 예술의 사회적 확장에 많은 공헌을 해오셨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전시실로 같이 들어가 보실까요?
지금 보고 계신 그림이 단원 김홍도가 그린 단원풍속도첩입니다. 모두 원래 25장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현재는 7점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25점의 그림들을 올해 계속 교체 해서 선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무동>을 같이 보겠습니다.
무언가 사실적인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만 느꼈는데, 와서 보니까 그것과는 다른 특별한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사실 라디오를 통해서 선생님 연주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어떻게 선생님 연주를 직접 앞에서 듣는 것과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느낌인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이해가 되네요
많은 분들이 직접 박물관으로 오셔서 이렇게 그림을 직접 보시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분위기 자체가 저희를 압도하는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여기 있는 <무동>이라는 그림에는 6명의 연주자와 1명의 무용하는 아이가 등장합니다.
어떻게 얘기하면 밴드의 기본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밴드의 구성이라고 하니 이해가 됩니다.
구성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시면 여기 끝이 뾰족한 모자를 쓴 사람이 세 사람이 있어요. 옷도 위에다가 하나를 더 걸친 전복이라는 형태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은 아마도 장악원 소속의 악공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프로페셔널을 의미하는군요 맞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앞에 춤을 추고 있는 아이의 모습인데요. 가만히 한 번 들여다보시면 머리가 더벅머리이지요. 머리를 땋았어요. 아직 상투를 틀지 않은 소년인 것이지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고깔을 쓰고 장삼을 입고 있는 복색을 보면 아마도 지금 추고 있는 춤이 승무가 아닌가 합니다.
저는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요.
이 분위기로 춤을 추고 있는 그 상황의 배경엔 어떤 음악이 들리고 있을까?
같이 멋진 협연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약간 이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요즘 손혜리 교수님이 국악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계시거든요.
채색의 깊이가 무언가 무동 쪽에 색이 좀 더 많은 색을 입힘으로 인해서 무언가 튀어나와 보이는 것 같거든요.
네, 맞습니다. 열린 공간 중앙에 무동이 등장함으로써 눈이 바로 무동 쪽으로 향하도록 만들어 놓은 데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채색도 다른 옷에는 쓰지 않았던 초록색, 그리고 발 끝에 빨간색 보이세요? 신발에 살짝 빨간색을 썼습니다.
아주 작은 표현에 눈이 가네요.
색감이라고 하나요. 그런 것들이 요즘 어떤 유행과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이 <무동>이라는 그림을 통해서 상당히 다양한 사회상들도 읽을 수 있어요. 김홍도가 활동했던 정조 연간은 이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극복하고 조선의 경제적인 부흥 그리고 문화적인 융성이 이뤄졌던 그런 시대, 이른바 영정조 르네상스 시대였습니다. 그렇게 부흥된 문화의 향기가 이런 김홍도라는 걸출한 화가를 낳았고 또 이런 그림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그림이 저렇게 평화롭게 느껴지는군요.
저 또 하나 발견했어요. 시대상! 여자가 한 명도 없어요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고요.
사실 이 <무동>의 비밀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여성들을 연회에 들이지 않기 위해서 남자 무동이 무용을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무동 제도의 시작은 기녀를 대신하기 위해서 처음 시작되었지만 결국 나중에는 기녀와 무동이 함께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동의 첫 시작이 조선 시대의 남녀의 구분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라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단원 김홍도가 활동했던 시기에 정조 임금님이 화원들에게 실기시험 문제를 출제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논밭에서 새참을 먹는 장면을 그리되, 누구나 껄껄 웃을 만한 그림을 그리라”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오늘 보신 김홍도의 그림 같은 풍속화가 모두가 껄껄 웃을 수 있는 그런 그림이 아닌가 합니다. 두 분 선생님을 모시고 껄껄 웃는 어떤 그런 즐거운 시간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떠셨어요, 교수님?
저는 너무 사실은 그림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보니까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전통이 무척
자랑스러웠고요. 껄껄 크게 웃어서 너무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저도 진짜 직접 작품을 보니까 감동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리고 이 그림 자체가
너무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오늘 두 분 선생님을 모시고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말씀을 들을 수 있어서 저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시간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특별한 초대 다음 시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이신 배기동 관장님께서 경천사탑을 소개해주실 예정입니다. 어떤 분을 함께 모시고 경천사탑을 관람하게 될지 기대
가 되는데요. 다음 시간에도 많은 기대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