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양 토기는 고대 신라의 장송 의례에 사용되었던 그릇이다. 오리의 모습으로 주전자처럼 속이 비어 있고, 등과 엉덩이 쪽에 물을 채우고 따를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예로부터 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하늘로 안내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새 모양 토기는 떠나가는 영혼이 안전하게 다른 세상으로 다다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무덤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거북 모양의 몸체에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돌기를 가진 신비한 용의 모습이다. 가슴에서 길게 뻗은 주전자 대롱으로 물이나 술을 따를 수 있도록 만든 그릇이다. 등 위에 있는 깔때기로 물을 넣을 수 있다. 용은 오래전부터 신비한 힘을 가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높은 신분을 상징하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신령스러운 대상으로 숭배되었다.
삼국시대에는 여러 종류의 신발이 있었다. 당시에 사용했던 가죽신, 짚신, 나막신 자료가 지금까지 남아있다. 짚신 모양 토기는 흙으로 빚어 만든 것인데, 짚신 위에 잔이 놓여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사용 그릇으로 보인다.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정성을 담아 술을 올리며 편안하게 떠나가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경주 금령총 어린 왕자의 무덤에는 말을 타고 있는 사람 모양의 토기 2점이 나란히 함께 놓여 있었다. 앞에서 종을 흔들며 안내하는 사람과 그 뒤를 따라가는 주인의 모습으로 생각된다. 주인이 탄 말은 화려한 말갖춤으로 꾸며져 있고, 관모를 쓴 고귀한 얼굴의 주인은 말을 타고 고삐를 잡은 채 떠나가고 있다. 왕자의 곁에 동행이 있어 떠나보내는 이들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수레 모양 토기는 큰 바퀴 2개가 고정되어 있고, 앞쪽에 수레를 말이나 소의 등에 연결하는 긴 막대기인 쳇대가 달려 있다. 신라 문무왕이 김유신에게 공을 치하하며 수레와 지팡이를 하사했다는 기록처럼 당시 수레는 귀중한 것이었다. 소나 말이 앞에서 끌어주면 무거운 짐을 싣고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옹관 안에 주인공과 함께 묻힌 이 수레는 먼 길을 떠나가는데 믿음직한 동행자가 되었을 것이다.
배는 걸어서는 갈 수 없는 물의 경계를 함께 건너가는 동행자이다. 배 모양 토기의 바닥은 깊고 둥글며, 길게 올린 양 끝단에는 파도를 막기 위해 마련한 높은 가로판이 표현되어 있다. 노걸이는 좌우 5개씩 모두 10개가 있었으나 대부분 부러져 현재 4개만 남아있다. 강과 바다에서 누비며 항해했던 것처럼 다음 세상으로 안전하게 도착하기를 기원하는 것 같다.
집 모양 토기는 지붕 위에 새끼줄을 매어 놓은 초가집 모양이다. 문은 보이지 않는데 앞쪽에 사다리를 놓아 다락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붕 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사다리에는 쥐 두마리가 있는데 마치 고양이를 보고 깜짝 놀라 당황하는 모습 같다. 일상을 살아가는 정겨운 모습이 다음 세상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불을 켤 때 사용하는 등잔 모양의 그릇이다. 잔 안에 있는 작은 구멍들이 기름을 모아두는 관과 연결되어 있어서 심지를 연결하면 불을 켤 수 있다. 잔의 수가 많아지면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5개의 잔 아래에서 하트모양 장식이 흔들거리고 있다. 경주 금령총에서 나온 이 등잔은 세상을 떠난 어린 왕자가 무섭지 않게 밝은 빛으로 위로를 전하는 것 같다.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한 사람은 양반다리로 앉아서 앞을 바라보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그를 향해 무릎을 구부려 절을 하고 있다. 절을 받는 사람은 무덤의 주인공일까? 절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신분의 차이가 느껴진다.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지팡이는 사람들이 의지하고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혜와 권위의 상징으로 여겼다. 신라 김유신도 왕에게 수레와 지팡이를 하사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눈가에 깊게 팬 주름과 근엄한 표정에서 위엄이 느껴진다.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한 무리의 사람들과 개구리를 쫒는 뱀과 동물들이 하나의 장면처럼 구성되었다. 관악기 반주에 맞춰 춤을 추듯이 행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신라의 행진 의식 음악인 북을 치고 피리를 부는 고취鼓吹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굽다리접시 뚜껑에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활시위를 당겨서 조준하고 있는 사람과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이 있고, 저 멀리에 멧돼지 같은 동물이 있다. 동물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은 개로 보인다. 사냥하는 긴박한 순간을 표현하였다. 그럼에도 이 장면이 평온하게 느껴지는 것은 살아 있을 때 그들이 즐겼던 간직하고 싶은 일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부리가 긴 새 세 마리가 물 위에 있는 것처럼 앉아있다. 한 마리는 평온하게 쉬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고개를 돌려 멀리 주시하고 있으며, 막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날갯짓하는 새도 있다. 마치 한 무리의 새 떼가 물 위에서 쉬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똬리를 튼 큰 뱀이 개구리 뒷다리를 물고 있고, 그 앞에 물고기 한 마리가 있다. 뱀이 개구리를 쫓는 이 장면은 다산과 풍요, 생산과 재생을 상징하는 주술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뱀은 탈피와 재생의 지신地神을 상징하고, 개구리는 대지의 변신이자 생명의 여신을 뜻한다고 한다.
신라 왕릉이 있는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토우 장식 토기에는 이야기가 담긴 작은 토우들이 있다. 뚜껑 위에 거북이 두 마리와 물고기 두 마리가 배치되었다. 거북이는 수명이 길고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기 때문에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물고기도 생명력을 상징하며 죽은 이를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등장한다. 생명력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의 조합으로 보인다.
목 긴 항아리 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은 작은 토우들이 파노라마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야기는 인물을 중심으로 3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었다. 현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옆에 새와 거북이가 장단을 맞추고 그 곁에 개구리를 쫓고 있는 뱀이 엉켜 있다. 여기에 사랑을 나누는 사람과 성기를 드러내고 서 있는 인물로 구성된 장면이 이어진다. 다산과 풍요, 재생, 영혼의 매개자와 같은 주술적인 상징들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