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唐寅, 1470-1523)은 장쑤 성(江蘇省) 쑤저우(蘇州) 출신으로 자(字)는 백호(伯虎), 호(號)는 육여거사(六如居士)이다. 홍치(弘治) 11년(1498) 응천향시(應天鄕試)에 수석으로 합격하였으나 진사시(進士試) 부정 사건으로 쫓겨나 일생을 주로 시, 글씨, 그림과 술로 보냈다. 주신(周臣, 약 1450-1536)에게 그림을 배워 산수, 인물, 화조 등에 두루 능했는데 산수는 이당(李唐), 유송년(劉松年) 등 송원대(宋元代) 제가(諸家)들의 여러 화풍을 융합하여 섬세하고 우아하며 때로는 힘차고 생동감 있는 화풍을 이룩하였다. 인물은 이공린(李公麟)에게 배웠으며 특히 아름답고 우아한 사녀(仕女)를 잘 그렸다. 화면은 중경의 구름을 사이에 두고 근경과 원경으로 나뉘는데 원산의 모습은 북송대 거비파(巨碑派)나 명대 절파(浙派) 양식을 따른 듯하며 부벽준(斧劈皴)을 변형한 듯한 준법(皴法)으로 산의 표면을 묘사하였다. 근경에는 한 고사가 다리를 건너 친구를 방문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구름의 윤곽이 분명하고 인물에 흰색이 가해진 점 등은 고식(古式)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