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징(李澄, 1581-1674 이후)은 화원화가로 주부(主簿) 벼슬을 지냈다. 조선 중기 문인화가 이경윤의 서자로 아버지를 따라 절파화풍(浙派?風: 명대 절강지방 양식의 영향을 받았던 화가들의 화풍)을 구사하면서도 전통적인 안견파(安堅派) 화풍을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이 그림은 모래밭 위에 내려앉는 기러기떼를 바라보는 정자 속의 선비를 그린 것이다. 절로 돌아가는 승려와 세트를 이루는 그림으로, 조선 초기 안견파 전통의 구도에 절파 화풍의 필치를 가미하였다.